4·27 남북 판문점선언 3주년 남북 군 통신선 차단도 10개월째…확성기로 통보 文 대통령-트럼프 충돌, 3년 간 한미 대북공조 ‘민낯’ 드러내 올해 정부 차원 판문점선언 기념 행사 없어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남북·북미관계 경색은 길어지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하순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설득해 북-미 대화 재개의 발판으로 삼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간 충돌이 오히려 2018년부터 3년간 한미 정상 간 대북 공조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남북 통신선 끊겨 GP 확성기로 통보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후 국방부는 올해 1월 1일부로 정책기획관실에 준장을 TF장으로 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TF를 만들었다. 사실상 현 정부 임기 내(2022년 5월) 전작권 전환이 불가능해졌음에도 서욱 장관의 역점 과제인 탓에 TF가 꾸려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면서 남북 군 당국 간 불통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할 만한 별다른 해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5일 남북공동유해발굴사업 개시하기 며칠 전부터 GP확성기와 유엔군사령부의 통신선으로 북측에 이를 통보했지만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안팎에선 유엔사령부의 직통전화인 일명 ‘핑크색 전화기’는 남북 간 직접소통이 아닌데다, 규모가 작고 낡은 GP 확성기까지 남북 소통에 동원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GP 확성기는 대북심리전에 동원되는 대형 대북확성기와 다르고 통상 소리가 북측 GP까지만 도달된다. 지난해 6월 전까진 북측 인원이 군사분계선(MDL)에 접근할 경우 경고방송을 하는 용도로만 쓰였다.
● 트럼프 독설로 한미 대북정책 3년 공조 타격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외교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훈수다. 바이든 행정부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하라고 계속 말하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분위기가 좋을 걸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 대북정책 검토에 우리 정부가 원하는 만큼의 전향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자 문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의 요구를 언급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려 하긴 하겠지만 정상회담을 계기로 큰 진전이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4·27 판문점 회담 3주년 공식 행사를 열지 않을 예정이다. 경색된 남북관계와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