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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얘, 증말” 휴먼여정체에 푹 빠진 청년들

입력 | 2021-04-27 03:00:00

[한국배우 첫 아카데미 연기상]윤여정 “센스있는 젊은이 말 들어야”
자기주장 강요하지 않는 태도에 열광
친근하고 시원시원한 말투도 인기




젊은이들이 칠순을 넘긴 윤여정(74)의 매력에 빠졌다. ‘쿨’한 매력을 뽐내며 활동적인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대명사로 떠오른 윤여정의 솔직담백한 일거수일투족이 젊은 세대에게 긍정적으로 비치고 있어서다.

윤여정은 시원시원하다. 그의 어법은 직설적인 듯 친근하다. 그가 가진 특유의 어투는 ‘휴먼여정체’(한글 프로그램에 쓰이는 휴먼명조체를 패러디한 말)라고 불리며 온라인에서 유쾌하게 소비되고 있다. 예컨대 최근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자 인스타그램에 ‘어우 나 증말, 미쳐. 얘, 너무 더운 거 아니니?’라는 휴먼여정체가 태그로 달리는 식이다.

그는 일찍이 TV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 ‘윤스테이’ 등에 출연해 마흔 살 이상 차이 나는 젊은 배우들과 소통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윤스테이에서 외국인 손님에게 영어로 메뉴를 소개할 때는 인터넷 어학사전을 검색하거나 주변에 물어보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른바 ‘꼰대’들에 지친 젊은층은 당당하지만 자기주장을 강요하지 않는 윤여정의 태도를 높게 평가한다. 2017년 윤식당 시즌1 촬영 후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서진이가 메뉴를 추가하자고 했어요. 젊은 사람들이 센스가 있으니 들어야죠. 우리는 낡았고 매너리즘에 빠졌고 편견을 가지고 있어요. 난 남북통일도 중요하지만 세대 간 소통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런 열린 가치관에 후배 배우들은 자연스레 존경심을 표한다. 24일 OCN에서 방영된 ‘윤스토리’에서 배우 봉태규는 “윤여정은 개성이 뚜렷하지만 다른 배우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며 “현장에서 엄청 성실하다. 그 성실함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힘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위트 있는 입담은 덤이다. 2012년 KBS 연기대상에서 MC를 맡은 윤여정은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희극 여배우들’을 패러디하며 “난 못생기지 않았다. 난 시크하다. 그런데도 못생겼다는 이유로 KBS에서 수십 년 드라마를 했으나 상 한 번 못 탔다. KBS는 각성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트렌디한 개성은 패션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윤여정은 최근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에 나와 “그냥 입고 우기면 된다. 뭘 소화를 하냐. 내가 내 돈 내고 사 입는 건데”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2013년 TV 예능 프로그램에선 “김민희가 패셔니스타라 옷을 잘 입는다. 김민희에게 쇼핑을 한 뒤 연락하라고 하고 이후 내가 그대로 구입한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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