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조절용 수문 1개 시범개방 회유성 어류-조개 이동 관찰 추가 개방 땐 염분변화 측정키로
환경부 등 관련 기관은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을 위해 2019년 6월 처음으로 개방실험을 진행한 뒤 지금까지 4차례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열었다. 사진은 낙동강 하굿둑 수문 전경. 부산시 제공
생태계 복원을 위한 낙동강 하굿둑 상시 개방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부산시와 환경부, 해양수산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련 기관은 27일 낙동강 하구 기수역의 생태계 복원을 위해 올해 낙동강 하굿둑을 장기간 개방한다고 밝혔다. 기수역은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 염분의 농도에 차이가 나는 구역을 말한다.
이들 기관은 26일 2019년 이후 네 번째로 낙동강 하굿둑 10개 수문 중 수위조절용 수문 1개를 열었다. 다음 달 21일까지 열리는 수문은 올해 3, 4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이 기간을 다 합치면 최대 4개월간 열리는 것이다.
이번 개방은 서낙동강 지역의 농업에 영향이 없도록 대저수문보다 아래인 하굿둑 상류 12km 내외까지만 바닷물이 들어오게 한다. 낙동강과 서낙동강의 분기점에 위치한 대저수문은 낙동강 본류수를 서낙동강으로 유입시키는 수문으로 하굿둑 상류 15km에 위치해 있다. 물금, 매리, 원동 등 주요 취수원도 하굿둑 상류 25km 지점에 있어 취수에 영향이 없다.
이들 기관은 이번에 어류 채집, 폐쇄회로(CC)TV 등을 활용해 기수·회유성 어종과 바다와 강의 밑바닥에서 사는 조개류, 갯지렁이류, 해조류 등 저서생물이 하굿둑 상류로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관찰한다. 또 장어 치어인 실뱀장어가 바다에서 하천으로 이동하는 3∼5월에 이뤄짐에 따라 개방 전후와 중간, 수문 개방 형태에 따른 조건별 이동률도 분석한다.
추가 개방 때는 고정식 및 부표(부이)식 실시간 염분 측정 장치와 이동식 선박 등을 활용해 하천과 해양의 염분 변화를 측정하고 주변 지하수 실시간 관측정 71개소, 현장 조사 222개 지점에서 지하수 수질을 면밀하게 관측한다.
그동안 낙동강 하굿둑 개방 실증 실험은 2019년 6월과 9월 각각 1차례씩, 지난해에는 6, 7월 사이 한 달간 등 3차례 진행됐다. 이 결과 고등어, 청멸치 등 바닷물고기가 하굿둑 상류로 이동하고 종 다양성이 늘어나는 등 생태 복원 가능성이 확인됐다. 하천의 표층과 중층 염분 변화도 크지 않고, 지하수도 평상시 염분 변화 범위 내인 것으로 조사됐다.
낙동강 하굿둑은 1987년 부산 사하구와 강서구 사이에 건설됐다. 바다에서 올라오는 염분의 침습을 막으면서 강물 수위를 높여 농사 용지를 확보하고,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건설 이후에는 상류의 수위 조절을 위해 강물을 바다 쪽으로 흘려보내는 목적으로만 수문을 열었다
이근희 부산시 물정책국장은 “이번 시범 개방은 하굿둑 장기 개방에 따른 낙동강 하구의 생태환경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토대로 합리적인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