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노린듯 삼진비율 30.6% 올시즌 마치면 첫 FA 자격 얻어…성적 올리려는 부담 클 수도 허리근육 뭉쳐 26일 1군 제외
프로야구 키움은 “박병호가 허리 근육이 뭉친 상태라 치료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방망이 솜씨도 1군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박병호는 올 시즌 19경기에 나와 타율 0.200(75타수 16안타), 4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681로 2011년 LG에서 0.552를 기록하다 키움 전신인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가장 나쁜 성적을 남기고 있다. 최근 10경기만 따졌을 때는 OPS 0.604로 기록이 더욱 내려간다.
사실 박병호는 지난해에도 OPS 0.802에 그치는 부진을 경험했다. 단, 왼쪽 손등이 부러지는 바람에 93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올해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노쇠화 쪽으로 평가가 달라질지 모른다. 특히 박병호가 이번 시즌이 끝나면 2005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프로야구 선수는 보통 FA 계약을 앞두고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아예 대표적인 경기력 향상 물질(PED) 스테로이드에 빗대 ‘FA로이드’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다.
‘라이언 킹’ 이승엽(45)은 “박병호는 커리어가 끝나면 나보다 더 위대한 타자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추켜세운 적이 있다. 박병호가 이 평가를 현실로 만들려면 선구안을 좀 더 키워 ‘나이는 눈으로 온다’는 속설과 싸워 이길 필요가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