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요양병원선 90% 넘던 동의율…경찰 등 필수인력선 60%대 그쳐 내달 일반인 접종 기피 확산 우려 노쇼로 버려지는 백신 늘어 골치
○ 혈전 논란, 화이자 추가 계약에 영향
서울 A의원은 하루 40명씩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을 받는다. 사회필수인력과 보건의료인, 취약계층 돌봄 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다. 이 병원 김모 원장은 “예약자 중 10% 정도가 예약을 취소하거나 병원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지난 주말 화이자 백신 추가 구매 소식이 나오면서 (혈전 논란이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지 말고 좀 더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러한 기류는 접종 동의율 및 예약률에서도 나타난다. 2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처음 접종한 요양병원 및 시설의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는 각각 91.1%와 95.8%가 접종에 동의했다. 하지만 경찰, 해양경찰, 소방 등 사회필수인력은 27일 0시 기준 접종에 동의해 예약한 비율이 65.4%에 불과하다. ‘노쇼’가 늘면 실제 접종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
○ 백신 기피 막을 대책 절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상 주의사항에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특이 혈전증’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 등이 내놓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75세 미만 일반 국민 접종이 시작되는 다음 달부턴 ‘노쇼’ 현상이 지금보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 국민들은 사회필수인력이나 의료진 등에 비해 백신 접종에 대한 사회적 의무감을 덜 느낄 가능성이 높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노쇼’가 늘 것”이라며 “정부가 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해 좀 더 포괄적으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신 선택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분기(7∼9월) 이후는 국내에 도입하는 백신이 지금보다 다양해지지만 개인에게 선택권을 줄 수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대표와 만나 “노바백스 백신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아주 탁월한 면역 효과를 보여줬다”며 “한국 국민은 노바백스 백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3분기 중 노바백스 백신 최대 2000만 회분(1000만 명분)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지운 easy@donga.com·이지윤·김소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