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전당대회 28일부터 투표…서로 “내가 앞서” 결과 예측 어려워 백신-부동산-친문 등 주요 이슈 3명 물고 물리는 치열한 설전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지도부를 뽑는 5·2전당대회가 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 대표에 도전하는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후보(기호순)가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서며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28일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투표가 시작되는 가운데 당내에선 세 후보 모두 확실한 지지세를 기반으로 한 3파전을 이어가고 있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홍 후보는 권리당원 지지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송 후보는 인천시장 경력 등 인지도를 토대로 한 대의원 표심에서 우세하다는 전망이다. 이해찬 전 대표 등의 지지를 등에 업은 우 후보는 당내 진보 성향 의원들의 조직력 지원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 ‘백신’ ‘부동산’ ‘친문’ 둘러싼 기 싸움
세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및 부동산 정책 실패, 친문 계파 등 민주당의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으로 꼽히는 현안들을 둘러싸고 서로 책임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상호 공격도 이어졌다. 우 후보는 27일 KBS 인터뷰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90% 완화 카드를 꺼낸 송 후보를 향해 “박근혜 정부 때처럼 ‘빚내서 집 사라’는 사인”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와 우 후보 사이 설전도 거세졌다. 전날 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우 후보의 ‘민생’ 공약을 겨냥해 “민생을 바라보는 우 후보의 문제 인식이 굉장히 좁다”며 “(정부 여당도) 이제까지 재난지원금 등 민생을 열심히 챙겨 왔는데 우 후보는 마치 자기가 하는 것만 민생을 위한 노력이라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 각자 지지 기반 ‘3강’ 판세 유지
송 후보는 투표 비중이 45%로 가장 높은 전국 대의원 표심에서 가장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 경력도 5선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많고, 인천시장 등을 거치며 대중적으로 알려졌다는 강점 때문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송 후보와 홍 후보 모두 지역구를 인천에 두고 있지만, 인천시장까지 한 송 후보가 인천지역에서 6.5 대 3.5로 더 많은 표를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비중 40%를 차지하는 권리당원 투표에선 홍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친문 열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114(당 대표 기호 1번 홍영표, 최고위원 기호 1번 강병원, 4번 전혜숙)’ 운동까지 이어지면서 홍 후보가 맹렬하게 송 후보를 추격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데다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다 보니 전당대회가 흥행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특히 지지율 조사에서 무응답층이 40%에 이르고 있어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