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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백신 남는게 낫다”… 정세균 “과도할까봐 걱정”

입력 | 2021-04-28 03:00:00

러 백신 도입 놓고 연일 날선 대립
野 “백신 정치화로 국민 불안 키워”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이재명 경기도지사.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은)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게 낫다.”(이재명 경기도지사)

“지금 이미 그렇다. 후반기에 과도하게 들어올까 봐 걱정이다.”(정세균 전 국무총리)

여권 대선주자인 정 전 총리와 이 지사가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 추가 도입 문제를 둘러싸고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정 전 총리는 27일 KBS 라디오에서 이 지사가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게 낫다”며 스푸트니크V 백신 추가 도입 주장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가 지금 이미 그렇게(남게)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 지사가 상황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며 “원래 국민 숫자보다 적은 4000만 명분 정도 계약할 생각이었는데 점차 늘어서 7900만 명분까지 갔다가 (현재) 9900만 명분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백신이) 남을 경우 내년으로 돌리는 계획까지 다 세웠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전날 MBC 라디오에서도 “그분이 중대본 회의에 잘 참석했으면 그런(러시아 백신 도입) 말씀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 지사를 겨냥했다. 그러자 이 지사도 페이스북에 “늑장보다 과잉이 나은 것처럼 생명과 안전에 관한 한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것이 낫다”며 “국민 건강을 두고 백신 패권 대결에 편승하거나 이념 대결과 편 가르기에 나서면 안 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야당을 향해 백신 정쟁화 중단을 요청했지만 도리어 여당 내 설전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대권 놀음에 백신까지 끌어들이는 행태는 책임 있는 여당 인사들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백신 정치화로 국민 불안을 가중시켜서는 안 된다. 국민은 안전한 백신을 빨리 맞고 싶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윤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