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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D-4 “고평가 종목 타깃될수도”

입력 | 2021-04-29 03:00:00

내달 3일 재개… 주식시장은?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달 3일부터 주식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증시가 폭락했을 때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없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싼값에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그동안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 여겨지곤 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진입 문턱도 대폭 낮아져 어떤 종목에 공매도가 몰릴지가 관심사다.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피해주 또는 수혜주 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대형주 위주로 공매도가 부분 재개돼 증시 전체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적이 나빠진 일부 개별 종목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공매도 부활 때 큰 영향 없어



공매도는 다음 달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 한해 재개된다.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부분 재개를 통해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은 코스피 전체 종목의 22%, 전체 시가총액의 88%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LG화학, 네이버 등 대형주가 여기에 속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전체의 약 10%에 해당하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들 종목 외 나머지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는 별도 기한 없이 연장하기로 했다. 공매도 재개 이후 시장 상황과 반응 등을 고려해 전면 재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재개하면 대차잔액(공매도 대기 물량)이 풀리면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례 없이 긴 공매도 금지로 비정상적인 수급이 나타나며 증시 변동성을 키웠는데, 공매도가 재개되면 이 부작용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외국인 자금이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대형주의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로 헤징(위험 회피)이 가능해지면 외국인 유입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경제위기 때도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해제했을 때 증시에 주는 충격이 크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각각 8개월, 3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당시에도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미들의 반발이 컸다. 하지만 2008년 10월 금지된 공매도가 2009년 6월 1일 재개됐을 때 코스피는 1.38% 상승했고 한 달 후인 7월 1일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1년에도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 코스피가 5% 가까이 급락했지만 보름여 만에 재개 직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고평가·CB발행·대차잔액 급증 종목 주의해야



다만 일부 개별 종목의 수급에는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구성 종목 가운데 공매도 유입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는 고평가된 기업, 전환사채(CB) 발행 잔액이 많은 종목 등이 꼽힌다.

KB증권은 공매도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SK이노베이션, SKC, 한솔케미칼, HMM, 한국항공우주, 현대미포조선, KCC, SK네트웍스, 아모레퍼시픽 등을 제시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이 기업들은 공매도가 자주 이뤄지는 종목 중 동종 기업보다 주가가 오른 상태이고 밸류에이션도 높기 때문에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서 더 눈에 띌 것”이라고 분석했다.

3월 말 이후 대차잔액이 급증한 종목들도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차잔액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기관들이 많이 빌렸다는 뜻으로 통상 공매도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3월 말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CJ CGV, 펄어비스, 에이치엘비, 씨젠 등의 대차잔액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공매도 금지 이전에 공매도 거래량이 많았던 종목들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다시 공매도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직전에 공매도 거래량 상위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S-Oil, 이마트, 코스닥시장에선 파라다이스, SK머티리얼즈 등이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