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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예감했나…“아빠 잠수함 타지마” 애원한 2살 아들 (영상)

입력 | 2021-04-28 20:30:00

샤르자 뉴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인도네시아 잠수함 침몰 사고로 숨진 한 선원의 아들이 사고 이틀 전 잠수함을 타러 가는 아빠를 가로막는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샤르자 뉴스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낭갈라 함 희생자 중 한 명인 이맘 아디 중위(29)의 2살 난 아들 아즈카는 방을 나서려는 아빠를 온몸으로 막는다.

아빠가 잠수함을 타면 또 얼마간 보지 못할 거란 걸 아는지 아즈카는 고사리 같은 한 손으론 문고리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론 방 밖으로 나오려는 아빠의 다리와 가슴을 미느라 분주하다.

아디 중위가 화장실에 가야 한다며 달래보지만 아즈카는 연신 “안 돼, 안 돼”라고 외치며 급기야 아빠를 방안에 둔 채 문까지 닫아버린다.

샤르자 뉴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어진 영상에서 아즈카는 등을 벽에 기댄 채 손으로 벽을 툭툭 치며 엄마와 대화를 나눈다. 엄마는 아빠가 방 밖에 나와야 하는 이유를 조곤조곤 설명했지만 아즈카는 속상한 듯 시무룩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 출근길을 가로막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지만 아디 중위가 다시는 가족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현실을 떠올리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아이가 아버지에게 다가올 위험을 알았나 보다”, “너무 슬프다”, “아이가 받을 충격과 슬픔은 헤아릴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21일 아디 중위가 탄 ‘KRI 낭갈라-402호’가 발리섬 북부 96km 해상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실종됐다. 낭갈라 함은 25일 수심 838m 지점에서 세 동강 난 채 발견됐으나 탑승자 53명은 전원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명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