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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발언’ 천대엽 “대법원장 인사권 없애야…체납 제 불찰”

입력 | 2021-04-28 18:44:00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57·사법연수원21기)가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올초 김명수 대법원장이 단행한 법원 인사의 불공정성 논란에 대해 “이례적인 인사인 것은 맞다”고 답변하는 등 ‘소신 발언’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회는 이날 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했다.

천 후보자는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 재판부는 유임되고 다른 재판부는 교체된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서울고법에서는 회의를 통해 재판부 배치를 결정했는데,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어떻게 저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천 후보자는 “법관 인사의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냐”는 질문에 “절감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없애는 것이 사법부가 지향할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 대법원장의 올 2월 인사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건을 맡은 윤종섭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6년째, 같은 재판부에 4년째 유임됐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한 법원에 3년, 같은 재판부에 2년 근무하는 것이 인사관례다.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에 대해서도 천 후보자는 답변을 피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이 “대법원장이 (사퇴 등을) 결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천 후보자는 “김 대법원장이 사과했는데, 사과가 충분한지 아닌지, (사퇴) 조치가 필요한지는 퇴임 후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천 후보자가 지방세를 28차례 늦게 납부하고,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의 속도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 받은 적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천 후보자는 “불찰은 모두 제게 있다”며 “2008년부터 주말 부부를 하며 주말에만 부산에 내려갔는데, 차량의 경우 각종 고지서나 우편물을 배우자가 부산 집에 거주하면서 전담해 특수성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천 후보자의 개인사도 조명됐다. 천 후보자는 “아버지는 미군 부대에서 허드렛일을 하다 제가 중학생 때 세상을 떠나셨고 어머니가 홀로 문방구 장사를 하며 삼남매를 키웠다”고 했다. 천 후보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할 때 월세 6만 원짜리 옥탑방에서 생활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준 기자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