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정책사회부 기자
그런데 최근 불가리스가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13일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남양유업이 학술적인 연구 발표를 가장해 불가리스가 마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발표했다는 이유다.
기자가 이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자료를 직접 받아서 확인해 봤다. 충남대 연구진이 진행한 실험은 간단했다.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 배양액을 불가리스와 섞은 뒤 동물 폐 세포에 주입했다. 그랬더니 일반적인 경우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77.8% 적게 배양됐다는 게 전부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비슷한 일은 앞서 여러 차례 있었다. 고춧대차(茶)와 생강차, 녹차, 홍삼, 유산균 같은 제품을 판매하면서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다가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가 많다. 한때 말라리아 약(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자 일부 시민이 해외 직구(직접 구입)까지 시도해 정부가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미 코로나19를 경험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이런 해프닝이 계속 나온다는 점이다. 잘못된 정보가 감염병처럼 퍼지는 이른바 ‘인포데믹(infodemic)’이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인포데믹은 사람들의 불안과 불신을 먹고 자란다. 정부의 방역이 여전히 국민들에게 완전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로나19 극복의 희망이 돼야 할 백신 접종마저도 불신과 수급 불안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접종을 시작한 경찰, 소방 등 사회필수인력의 접종 예약·동의율은 앞선 접종자들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확산, 불안한 백신 접종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민들은 또 제2의 불가리스를 사기 위해 줄을 설 것이다. 정부가 이번 사태를 보며 느끼는 바가 있기를 바란다. 인포데믹에는 처방할 백신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