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행복나눔재단-따뜻한 동행… 장애 아동 학습환경 개선 나서 교사 목소리가 문자로 변환되는 AI기반 실시간 통역 서비스 제공 시각장애 아동엔 ‘점자 단말기’, 맞춤형 첨단 보조기기 지원 확대 “힘들었던 수업이 즐거워졌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모든 사람의 일상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는 장애아동들은 특히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학교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그 전까지 가능했던 맞춤형 지도나 즉각적인 피드백을 누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2020 장애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국내 장애 아동 수는 9만768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시대 장애아동들의 교육권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SK행복나눔재단과 한미글로벌의 사회복지법인 ‘따뜻한 동행’이 했던 고민이다.
○청각장애 아동에게 ‘실시간 문자통역 서비스’
행복나눔재단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원격수업 수강에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 아동들을 위해 학습 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소리를 보는 통로’의 실시간 문자 통역 서비스를 통해 역사 수업을 듣는 예. 행복나눔재단 제공
이에 행복나눔재단은 상상인그룹의 후원을 받아 ‘소리를 보는 통로’(소보로)와 협약을 맺고 학습 환경 개선에 나섰다. 소보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음성을 문자로 실시간으로 바꿔 제공하는 실시간 문자통역 서비스(STT)다. 아이들이 온·오프라인 어디서나 교사의 목소리를 시각화해 볼 수 있도록 제공한 것이다. 텍스트 저장 기능도 제공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복습도 가능해졌다.
실제 지난해 청각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아이들은 소보로 사용 후 수업 이해 정도가 향상됐다고 답했다. 수업 내용 전달 정도 역시 원격수업에서는 43%, 대면수업에서는 34%가 늘었다. 지난해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은 김은혜(가명·17) 양은 “선생님이 투명 마스크를 쓰고 계셔도 습기가 차서 입 모양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사회 과목 같은 경우 특정 사건이나 개념이 여럿 나와 놓칠 때가 많았는데 자막을 보고 바로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행복나눔재단은 올해 프로젝트를 키워 정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선발 인원 역시 지난해 24명에서 올해 100명으로 대폭 늘어난다. 행복나눔재단은 “다음 달 4일부터 수도권 지역 고교에 재학 중인 청각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아동들에게는 내년 2월까지 솔루션이 제공된다.
○꿈을 지켜주는 ‘첨단 보조기기’ 지원
한미글로벌의 사회복지법인 ‘따뜻한 동행’은 지난해 시각장애 아동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점자 정보 단말기 ‘한소네5’를 지원했다. 셀바스헬스케어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한소네 지원을 받은 판소리 명창 꿈나무 최예나 양(17)은 “판소리 대목이 길어서 공부할 때 어려웠는데 점자 파일을 가지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든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낱말게임으로 어휘도 늘어서 필기가 많은 교과 수업들도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따뜻한 동행은 “2019년부터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청소년 및 청년을 위주로 지원 대상을 선발 중”이라며 “올해도 다음 달 말까지 지원 대상자를 모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