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도 스마트폰, 소비자가전 선전 갤럭시 S21 조기 등판 효과…QLED TV, 비스포크 인기도 이어가
삼성전자가 1분기(1~3월) 65조39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월 미국 한파에 따른 단전·단수로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가 부진했지만 스마트폰, 생활가전, TV 등이 선전하며 9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29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5조3900억 원, 영업이익 9조38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18.2%, 영업이익은 45.5% 증가했다. 1분기 기준 매출은 사상 최대 규모로, 영업이익도 시장 전망치(약 8조9000억 원)보다 5000억 원 이상 많았다.
실적은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는 모바일(IM) 부문과 생활가전, TV 등을 맡은 소비자가전(CE) 부문이 견인했다. 평소보다 한 달 이상 출시를 앞당긴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1’이 출시 57일 만에 100만 대 넘게 팔리는 등 조기등판 효과를 톡톡히 봤다. IM 부문은 매출 29조1000억 원, 영업이익 4조3900억 원을 올렸다. 갤럭시 버즈 등 웨어러블 제품과 노트북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다만 매출 19조100억 원, 영업이익 3조3700억 원을 올린 반도체 실적은 저조했다. 매출은 비교적 양호했으나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3조9900억 원), 지난해 4분기(3조8500억 원)에 모두 미치지 못했다. 미국 텍사스주 한파로 오스틴 반도체공장이 단전·단수로 인해 가동을 멈췄던 점, 낸드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진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장 가동을 멈춘 영향으로 웨이퍼 7만1000장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 규모는 4000억 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9200억 원, 영업이익 3600억 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가 비수기인데다 주요 고객사의 수급 차질이 겹쳐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구개발(R&D)비로 5조4400억 원을 사용해 분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매출 중 8.3%를 R&D 비용으로 사용한 셈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