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대부분 수도권…상향지원 늘어날 듯 미충원 이월 및 첨단학과 한시 증원 영향 수험생 比 많은 정원…지방대 미달 불가피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2023학년도 대학 정원은 2500여 명이나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달된 모집정원 1000여명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 학과 정원 등이 한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늘어난 모집정원 중 86%는 수도권 대학에 쏠려 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이 수도권 쏠림으로 지방대가 미달되는 현상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가 29일 발표한 전국 4년제 대학 198개교의 ‘202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체 4년제 대학 모집인원은 전년 대비 2571명 증가한 34만9124명이다. 수도권 모집인원은 13만1782명(37.7%), 비수도권은 21만7342명(62.3%)이다.
최근 4년간 4년제 대학 모집인원은 2020학년도 34만7866명에서 2021학년도 34만7447명, 2022학년도 34만6553명으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2023학년도에는 이례적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대학 정원이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미달된 모집정원 1000여명을 2년 뒤인 2023학년도에 이월해 선발하도록 교육부가 승인한데다 중도탈락 재학생 정원을 활용해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 학과 정원으로 한시 증원하게끔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번 모집정원에는 2023년 한국에너지공과대(한전공대)가 선발할 학부 정원 200명도 제외돼 있어, 실제 2023학년도 대학 정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3학년도 수험생인 현 고2 학생 수는 모두 44만7233명으로, 대학 진학률이 통상 70%라는 점을 감안하면 31만3000여 명 수준이다. 이들이 모두 4년제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모집정원이 입학자원 대비 약 3만6000명 더 많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3학년도 수도권 대학 모집인원은 2022학년도(12만9562명) 대비 2220명 증가했다. 전체 증원분 86.3%가 수도권 대학에 쏠린 셈이다. 비수도권의 경우 선발인원이 2022학년도(21만6991명)보다 351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비수도권 대학들이 2023학년도에도 수시모집으로 뽑지 못한 이월 인원이 크게 발생하고 정시모집에서도 선발하지 못해 추가모집으로 가는 현상이 2022학년도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 대표는 “지방대 정시 합격선보다 추가모집 합격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어, 결과적으로 정시에서도 서울 수도권 상향지원이 나타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송근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장은 “첨단학과 증원분은 4년 뒤에 원상복귀하거나 중도탈락된 재학생 인원이기 때문에 정원이 부풀려져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다”면서 “대학의 총 정원은 그대로이며, 학령인구 감소 및 지방대 미달 위기에 대한 대책은 5월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인재 특별전형 모집 비율도 소폭 증가했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운영하는 대학 수는 2021학년도 86개교에서 2022학년도 92개교, 2023학년도 93개교로 늘었다. 모집인원은 2021학년도 1만6521명(4.8%)에서 2022학년도 2만783명(6%), 2023학년도 2만1235명(6.1%)으로 증가했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정원 내)에서 반영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선택과목은 큰 변화가 없었다.
수학영역에서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 중 1개를 선택하는 대학이 175개교로 가장 많고다. 미적분 및 기하 중 1개를 고르도록 한 학교는 58개교, 확률과통계만 반영하는 대학은 3개교다.
탐구영역은 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 중 1개를 택하는 대학이 104개교, 사탐·과탐 중 1개를 골라야 하는 대학이 96개교다. 과탐만 반영하는 대학은 62개교, 사탐만 반영하는 대학은 2개교다.
대교협은 이번 202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 책자를 제작해 고등학교와 시도교육청 등 관계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7월 중에는 대입정보포털 홈페이지(www.adiga.kr)에 게재해 학생·학부모, 교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