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성 작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제공 대구미술관)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받는 6개 지방 미술관들은 관련 특별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인성(1912~1950)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 이쾌대(1913~1965)의 ‘항구’ 등 총 21점을 기증받은 대구미술관은 다음 달 ‘대구근대미술전-때와 땅’ 전시회에 이 작품들을 선보이기로 했다. 올 6월과 8월에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각각 여는 국립중앙박물관 및 국립현대미술관보다 관련 작품을 먼저 관람할 수 있는 것. 해당 기증품 작가 8명 중 4명(이인성 변종하 서동진 서진달)이 대구 출신이다.
대구근대미술전은 이 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올 2월 9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전시다. 대구미술관은 삼성으로부터 기증품을 인수받는 대로 전시 작품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이번 기증으로 지역 대표 작가들의 대표작품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환기 화백의 ‘여인들과 항아리’. (삼성 제공)
제주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에는 이중섭(1916~1956)의 대표작 12점이 기증됐다. 이중섭이 1951년 서귀포에 머물 당시 남긴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비롯해 ‘해변의 가족’ ‘비둘기와 아이들’ ‘아이들과 끈’ 등 유화 6점과 수채화 1점이 포함됐다. 이중섭은 1951년 1~12월 6·25 전쟁을 피해 서귀포로 피난을 떠났다. 그가 일본에서 활동할 때 연인 이남덕 여사에게 보낸 1940년대 엽서화 3점과 1950년대 제작한 은지화 2점도 들어있다. 이번 기증으로 이중섭미술관은 그림 59점과 유품 등 총 96점의 이중섭 관련 전시품을 소장하게 됐다.
2만1600여 점의 문화재를 기증받는 국립중앙박물관과 1600여 점의 근현대 미술품을 받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들의 이미지를 디지털화해 인터넷에 공개할 방침이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품 48만2000점을 온라인으로 공개한 것처럼 이건희 컬렉션의 이미지를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공개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박물관에 직접 찾아가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수준 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건희 컬렉션을 한 곳에 모아 관리하고 전시하는 별도 전시관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이건희 전시관을 만드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부지나 일정이 거론되는 단계는 아니다. 미술계 등으로부터 여러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8일 황희 문체부 장관은 “(이건희 컬렉션을 위한) 수장고 건립은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전시와 관리 방식을 즉답하긴 어렵지만 이건희 컬렉션이 국내외에 마케팅 돼 많은 이들이 한국을 찾고 이를 향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