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제 9단 ● 셰커 8단 본선 8강 2국 7보(76∼85)
최강으로 일관하던 커제 9단이 좌변에서 승점을 올린 뒤론 갑자기 저자세로 돌변했다. 백 76, 78은 낙관(樂觀)의 증표다. 백 76은 그렇다 쳐도 백 78로는 참고도 1로 둬서 흑의 응수를 먼저 물을 자리였다. 흑이 2로 받는다면 귀는 차후 ‘가’로 둬서 사는 맛이 남아 있다. 물론 상변의 처리도 달리 해야 했다. 백 3으로 막아 흑 4로 끊으면 백 5로 싸우는 것이 백으로선 최강의 응수였다. 실전은 백의 느슨한 대응으로 흑이 실리를 벌어들였다.
커제 9단은 백 80∼84로 상변을 두텁게 막아가는 것에 매력을 느낀 듯하다. 좌변이 이대로 굳어진다면 안 될 터. 셰커 8단이 흑 85로 즉각 붙여 삭감에 나서면서 다시 한번 접근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