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누볐던 패션-식품 브랜드 화려한 귀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딸 이원주 양이 착용해 화제가 된 챔피온 후드티.
타미힐피거
○ MZ세대, 90년대 캐주얼 브랜드에 열광
폴로 랄프 로렌
한섬 타미힐피거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41% 신장했다. 그중 20, 30대 신장률은 63%로 가장 높았다. 폴로셔츠로 유명한 랄프 로렌 코리아는 올해 멤버십에 가입한 2030 고객이 전체의 5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챔피온은 올 초부터 지난 주말까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늘었다.
MZ세대는 그날 자신의 코디를 뜻하는 OOTD(Outfit of the day)를 SNS에서 즐겨 인증하는데 이 코디에도 90년대 브랜드가 단골로 등장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랄뽕룩(랄프 로렌 뽕 맞은 룩)’ 해시태그로 3만 건이 넘게 검색된다.
업계에선 지속 가능성이라는 MZ세대의 가치가 뉴트로 열풍과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미국 캐주얼브랜드들은 기본적인 로고 티셔츠나 셔츠 등 특별히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는 베이직한 스타일이 주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과 가치소비를 이유로 오래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MZ 소비자의 경향이 뉴트로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추억 속 브랜드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직구나 중고 거래도 늘고 있다. 분당구에 거주하는 방주연 씨(24·여)는 얼마 전 친구 세 명을 모아 폴로 랄프 로렌 셔츠를 2주 기다려 직구했다. 방 씨는 “폴로 특유의 스타일이 눈에 들어왔다”며 “해외 아동용 셔츠는 성인용 셔츠의 반값이라 남자아동용 큰 사이즈로 샀다”고 말했다.
○ 음식, 콘텐츠로 확산되는 ‘MZ 파워’
스톰
업계 관계자는 “MZ세대 소비자들은 최근 패션을 넘어서 음식, 콘텐츠 등 전반에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개진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미국 캐주얼브랜드 ‘리(Lee)’처럼 과거 유행했던 몇 개의 브랜드가 무신사 등에서 다시 인기 끌고 있다”며 “소비자 의견에 따라 입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