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서울 내달 1일부터 신규예약 중단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다음 달부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4월 300만 명 접종’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을 기다려 온 고령층은 물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사전 동의 등 관련 업무에 속도를 냈던 지방자치단체의 혼란이 우려된다.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는 이날 오후 3시 30분 300만 명을 넘었다. 정부가 4월 중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보유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신규 1차 접종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28일 국내에 들어온 화이자 백신 25만 회분은 국가출하승인 절차가 끝나는 다음 달 3일부터 사용될 예정이다. 6일에도 최소 43만 회분의 백신이 들어온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미 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이 128만여 명에 달한다. 이들이 맞아야 할 2차 접종분을 감안하면 1차 접종을 충분히 재개할 정도의 분량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5월 안에는 (1차 접종) 진행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5월에 결정이 내려져도 재개 시기는 그 이후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장 불안은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주민센터 직원은 “고령층 대상으로 동의를 빨리 받으라고 해 매일 야근하면서 4, 5월에 접종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며 “앞으로 접종 안 해준다고 쏟아질 민원은 누가 감당하겠느냐”고 했다.
정부는 이날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을 대상으로 요양병원 시설 대면 면회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28일에는 백신 접종자의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하는 등 ‘인센티브’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백신 물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시내 일부 병·의원들은 각 보건소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제때 보급이 힘들 수 있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규 sunggyu@donga.com·이지윤 / 광주=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