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리가 다시 상승할 것이냐 침몰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며, 목숨 걸고 앞장서서 싸울 것은 싸우고 지킬 것은 지키겠다.”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62·울산 남을)는 30일 강경한 대여 투쟁을 예고하는 당선 일성을 밝혔다. 야권에선 국민의힘 의원 100명(1명 불참) 중 66명이 이날 결선투표에서 김 원내대표를 지지한 것을 두고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피해자로서 ‘반문(反文) 전선’의 선봉장에 서달란 요구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 김기현 “상임위 독식한 민주당은 범법자”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두 손을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2021.4.30
그러면서도 김 원내대표는 “결코 편벽되거나 편향된 모습으로 당을 이끌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시절 벌어졌던 삭발과 장외투쟁 등의 극단적 투쟁이 총선 폭망으로 이어진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대선 준비와 야권 통합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는 대선 후보 선정 과정에서 중립성과 객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6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가 뽑힐 때까지 당 대표 권한대행도 겸임하고, 내년 대선에도 원내를 지휘해야 한다.
● 친박-영남권 결집 및 결선 비박표가 변수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1.4.30
유일한 영남권 후보인 김 원내대표는 옛 친이(친이명박)계 또는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긴 하지만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19대 국회에서 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광역자치단체장(울산시장)까지 거친 4선 중진이지만, 권위적이지 않은 성품으로 초선들의 호감도 얻었다.
비박 성향, 비영남권 의원들은 1차 투표에선 권성동(20표) 유의동(17표) 의원에게 표를 던졌지만 결선투표에선 상대적으로 온건한 김기현 원내대표를 대거 지지해, 김 원내대표는 결선에서 친박-비박표를 동시에 받아 승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