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명동대성당서 장례미사 묘비에 ‘모든 이에게 모든 것’ 문구 성직자 묘역 김수환 추기경 옆 안장 사흘간 4만5000명 빈소찾아 조문
30일 서울 명동대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추기경 빈소에서 추모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이날 오후 시신을 삼나무 관으로 옮기는 입관예절이 진행됐다. 사진공동취재단
故 정진석 추기경 문장
이날 오후 거행된 입관식에서는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 고인의 시신이 삼나무 관에 옮겨졌다. 손의 묵주를 제외하면 아무런 부장품도 들어가지 않았다. 천주교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정 추기경의 관은 다른 사제들과 마찬가지로 삼나무 관이며 머리에 쓰고 있는 주교관 때문에 사제들 관보다 10cm 긴 230cm”라며 “문장(紋章)이 (관에) 새겨지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정 추기경의 문장은 민족의 복음화와 일치를 이루고, 평화를 증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선종(善終)한 정 추기경은 90년에 걸쳐 인연을 맺은 서울 명동대성당과 1일 작별을 고하게 된다. 1931년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난 정 추기경은 출생 나흘 만에 이곳에서 ‘니콜라오’라는 세례명으로 유아세례를 받았다.
한편 정 추기경이 생전 마지막으로 쓴 글은 6월 가톨릭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종군신부 카폰’ 개정판 서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추기경은 3월 10일로 날짜가 적힌 서문에서 자신의 서명과 함께 “지난달(2월)부터 병원에 입원한 후 몇 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며 “주님 안에 안식하는 것이 큰 은총이지만 아직 부족한 제가 할 일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썼다.
지난달 28일 조문을 받은 이후 30일 오후 8시까지 약 4만5000명의 추모객이 정 추기경의 빈소를 찾았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공동 회장단도 30일 조문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