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벚꽃축제, 참여형으로 진화 오프라인과 더불어 상호보완 역할 시각효과 업체서도 실제효용 확인 온라인 익숙 MZ세대 만족이 과제 한류 콘서트 글로벌화에도 큰 기여
최근 제페토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올라온 온라인 벚꽃축제 모습(왼쪽). 제페토는 3D 가상세계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이 자신의 3D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이들과 소통한다. 서울 영등포구는 참여형 온라인 벚꽃축제를 통해 이용자들과 소통을 추진했다. 제페토 제공·여의도 온라인 벚꽃축제 캡처
지겨울 대로 지겨워진 문장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본 행사는 온라인으로 대체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각종 축제들이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오프라인 행사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한동안 “온라인 축제가 무슨 축제냐”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졌다. 사진 전시나 영상 스트리밍 위주의 온라인 축제는 체험형, 쌍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콘텐츠 소비자들도 호응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도 온라인 축제는 이어질까.
○ 코로나 이후 온라인 축제의 미래
서울 영등포구는 지난해 벚꽃축제를 전면 취소했다. 올해까지 축제를 중단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영등포구는 추첨을 통한 오프라인 축제와 더불어 온라인 벚꽃축제를 기획했다. 이 축제는 ‘참여형’ 특색이 뚜렷했다. 온라인 봄꽃 축제장에 입장하면 미션을 수행하거나 먼저 접속한 이의 메시지를 구경하는 식이다. 26일 기준 조회 수가 약 62만 회에 달할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
관련 업계도 온라인 축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VFX(시각특수효과) 업체인 엔진비주얼웨이브의 송재원 R&D연구소장은 “그간 실제 효용을 확신할 수 없어 지지부진하게 진행된 온라인 축제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검증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온라인 접속자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콘텐츠와 광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코로나 이전에도 일부 영역에서 온라인 축제 시장은 확산세였다. 엔진비주얼웨이브가 2019년 11월 제작한 멜론 뮤직어워드(MMA)의 증강현실 콘텐츠는 오프라인 페스티벌 참석자가 느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례로 방탄소년단(BTS)이 ‘소우주’를 부를 때면 광활한 우주공간에서 공연하는 듯한 컴퓨터그래픽(CG) 연출이 더해졌다. 세계 팬들은 “색다른 감각을 선물 받았다”는 등의 호평을 내놓았다.
○젊은층 놀이문화·한류와의 시너지 기대
MZ세대의 놀이문화가 변화하는 것도 온라인 축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XR(eXtended Reality·확장현실) 업계 관계자는 “10, 20대들에게 맞는 온라인 축제가 있다”며 “그들에게는 밖에 나가 뛰어노는 게 축제가 아닐 수 있다. 이 갈증을 해결하는 게 우리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메타버스(Meta+Universe·3차원 가상세계)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가상 아바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가상세계에서 서비스와 재화의 교환을 즐긴다.
온라인 축제의 미래는 한류의 글로벌화와도 맞닿아 있다. CJ ENM은 지난해 6월 한류 콘서트 ‘케이콘’의 온라인 버전 ‘케이콘택트’를 내놓았다. 일본, 미국 등 해외 현지에서 팬들과 소통한 케이콘은 온라인을 통해 팬과의 일대일 통화와 같이 다양한 소통방식을 취하고 있다.
김동현 CJ ENM 컨벤션라이브사업부 국장은 “지역형 콘서트로 그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코로나 발발로 인해 시공간에서 자유로운 콘서트 모델이 구체화됐다”며 “오프라인의 경우 3, 4일에 약 10만 명이 한류를 즐길 수 있다면 온라인에선 훨씬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어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