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지분 상속 마무리]이재용, 이건희 생명 지분 50% 승계


30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 계열 지분 상속 비율이 공개되자 재계에서는 이 같은 반응이 나왔다. 이날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는 ‘최대 주주 소유 주식 변동’ 공시를 통해 상속에 따른 유족들의 지분 변경 내용을 밝혔다.

왼쪽부터 이서현, 이부진, 이재용.
재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상속을 통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8.51%)의 2대 주주(최대 주주는 삼성물산)로 올라서게 됐다”며 “삼성전자 지분을 상속받을 경우 막대한 상속세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삼성생명을 통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삼성 지배구조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업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3%만 가질 수 있어 5.51%를 매각해야 한다.
삼성 일가는 내년부터 매년 2조 원의 상속세를 2026년까지 5년 동안 납부해야 하다. 삼성 일가 모두 삼성전자 보유 지분이 높아짐으로써 이후 삼성전자 배당금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1분기(1∼3월) 주당 배당금은 361원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지분 상속을 통해 삼남매의 대내외적 역할이 명확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총수로서 삼성전자뿐 아니라 전체 계열사의 경영을 총괄하고 장녀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차녀 이서현 이사장은 문화사업과 리움미술관 등을 중심으로 각각의 역할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부진 사장은 특히 삼성물산 삼성생명 개인 2대 주주 및 삼성전자 개인 3대 주주로 올라서며 주주로서 영향력이 확대되기도 했다. 이서현 이사장은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으로서 향후 미술관 재개관 등 대외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삼성 일가는 이 회장이 보유 중인 비상장주인 ‘삼성 라이온즈’ 주식 5000주(지분 2.5%)를 대구시에 기부했다. 유족들은 이 회장의 사회공헌 철학을 잇기 위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