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배우 윤여정 씨(74)와 박인환 씨(76)가 화제다.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윤 씨는 아카데미영화제에서 한국역사상 처음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고, 박 씨는 한 방송국 ‘나빌레라’에서 여자들의 로망인 발레를 하는 ‘할배’ 연기를 잘 소화해 환호를 받았다. 모두 70세를 넘겨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당당하게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갈채를 받고 있다.
임종소 씨(오른쪽)와 권영채 씨가 헬스클럽에서 근육운동을 하다 함께 포즈를 취했다. 권영채 씨 제공.
임종소 씨(오른쪽)와 권영채 씨가 4월 28일 서울 중구 충무로 남산스퀘어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열린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오프라인 행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임종소 씨가 한 피트니스대회에서 연기하고 있다. 임종소 씨 제공.
“길을 가다 ‘맞춤 운동 개인지도’라는 간판을 본 기억이 있어 헬스클럽을 찾게 됐어요. 솔직히 긴가민가하는 심정으로 찾았습니다. 관장님께서 ‘운동으로 충분히 통증을 잡을 수 있다고 해서 바로 개인 레슨(PT)에 등록했습니다.”
주 3회 1시간씩 근육운동을 하니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다.
“신기했어요. 통증은 사라졌지만 재발할 수 있어 계속 근육운동을 했습니다. 그러니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6개월 했을 땐 내가 거울을 봐도 놀랄 정도로 몸이 좋아졌죠. 어깨도 펴지고 자세로 좋아지고….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했어요.”
43kg이던 체중도 46kg으로 3kg 늘었다. 근육량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왜소한 몸매의 사람도 근육운동을 하면 근육량이 늘면서 체중도 는다.
임종소 씨가 시니어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 임종소 씨 제공.
“솔직히 제 나이에 근육운동은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근육운동을 하고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정말 사는 게 너무 즐거워요. 나이 들면서 가장 중요한 게 근육입니다. 근육이 없는 것은 재앙이고 미래도 없습니다. 근육을 키우면 몸도 바뀌고 마음도 바뀌고 인생도 바뀔 수 있습니다.”
임 씨는 80세에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해 최고령 입상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힘만 있다면 근육운동은 계속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델로서도 더 좋은 활약을 하기 위해 한국무용도 배우고 있다.
패션 모델로 포즈를 취한 권영채 씨. 권영채 씨 제공.
2018년 9월 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이하 남예종) 시니어모델 2기에 등록했다. 그달 말 열린 미시즈 앤 시니어 모델 세계 대회에 출전했는데 골드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모델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 때부터 모델로서 자질을 키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첫 걸음이 웨이트트레이닝이다. 권 씨는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몸도 잘 만들고 관리를 잘해야 했다. 먼저 몸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남예종 시니어모델 2기에서 만난 임종소 씨의 조언으로 경기도 용인 메카헬스짐에 등록했다. 메카헬스짐 박용인 관장은 국가대표 보디빌더 출신으로 1995년부터 후학들을 지도하며 일반인들에게도 근육운동을 보급하고 있다.
권영채 씨가 피트니스대회에서 연기하고 있다. 권영채 씨 제공.
몸이 좋아지자 모델로서도 활약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남예종 연극영화과 모델과에 입학해 이론과 실기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해 5월 열린 대회(GOLD CLASS By Queen of the Asia 2020)에서 대상을 받았다. 9월엔 전통시장 모델 대회에서도 입상했다. 몸이 달라지고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으니 광고주들로부터 ’러브 콜‘도 와 광고도 몇 개 찍었다. 그는 “돈을 벌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내 몸을 잘 관리하고 차분히 준비하니 돈도 따라 왔다”고 했다. 그는 모델 및 미스코리아 심사위원으로까지 활약하고 있다.
권영채 씨가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 권영채 씨 제공.
권 씨는 “제 삶에 100% 만족합니다. 제 노후는 제 것입니다. 제가 만들어 가는 겁니다.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는 결국 자신의 몫입니다. 나이 들어 근육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나이 들었다고 실망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근육운동을 하시길 권유합니다. 그럼 새 인생이 펼쳐집니다.”
권 씨는 90세 넘어서도 활기차게 런웨이를 걷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 근육운동은 절대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