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실종돼 닷새 만에 주검으로 돌아온 의대생 손모 씨(22)의 부친이 아들의 시신을 찾아준 민간구조사에게 감사를 표했다.
손 모 씨 부친은 지난달 30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원하시는 대로 되지 않아 유감이다. 관심과 기도에 감사드리고 아들 잘 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내일(1일) 국과수 부검예정이고 끝나면 장례절차는 시작할 계획이다. 결과에 따라 수사가 필요하다면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수사가 되는 게 좋은 건지 아무 일이 없는 게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둘 다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 그간의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손 씨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1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국과수가 이같은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보내왔다.
손 씨 부친은 취재진에게 “오늘 부검을 했는데 시신에 부패가 진행돼 일단은 더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들었다”며 “15일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들) 머리 뒤쪽에 난 상처 2개는 어디에 부딪혔을 때의 상처라고 한다. 상처의 깊이를 봤을 때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을 없는 상처라고 들었다”며 “어제는 몰랐는데 뺨에 근육이 파열된 상처가 있다고 한다. 맞아서 난 상처인지 어디에 부딪힌 것인지 아직 모른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전날 “아들 뒤통수에 크게 베인 상처가 3개쯤 있었다”면서 사망 원인을 명확히 밝혀달라며 경찰에 부검을 요청했다.
손 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경부터 다음날인 25일 새벽 2시까지 친구 B 씨와 술을 마신 뒤 만취 상태로 잠들었다. B 씨는 새벽 4시 30분경 일어나 귀가했는데, 당시 손 씨가 옆에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 기간이 길어지며 손 씨 가족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아들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경찰은 기동대·한강경찰대와 함께 헬기·드론·수색선 등을 동원해 집중 수색을 벌였다.
손 씨는 실종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 50분경 실종 지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