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친문재인) 열성 지지층인 ‘문파’의 위력과, 그에 대한 반발 심리가 동시에 드러난 선거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2일 열린 전당대회 최고위원 투표 결과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문자폭탄’의 중심에 서 있는 친문 열성 지지층의 영향력에 당이 휘둘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최고위원 후보 7명 중 ‘문파’들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용민 의원이 17.73%로 1위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엄호한 대표적인 ‘친조국’ 인사다. 재선 그룹 중 강병원 의원(17.28%)과 백혜련 의원(17.21%)이 나란히 17%대 득표율로 뒤를 이었으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김영배 의원(13.46%)과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측근인 전혜숙 의원(12.32%)이 각각 4, 5위로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호남 출신인 서삼석 의원과 황명선 논산시장은 6, 7위에 그치며 낙선했다.
백 의원이 3위를 차지한 것 역시 당에서는 “‘문파’의 위력에 대한 반발 심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백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조국 사태’를 성찰해야 한다”며 친문 의원들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가 열성 지지층으로부터 낙선 대상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