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스파이 혐의로 기소한 미국인들을 풀어주는 대신 미국이 동결했던 이란 자금 70억 달러(약 7조8230억 원)를 돌려받을 예정이라고 2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반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는 같은 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친(親) 이란 방송 레바논TV는 익명의 이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은 미국에 구금된 이란인 4명과 70억 달러의 동결 자금을 받는 대신 스파이 혐의로 기소했던 미국인 4명을 석방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규모 제재를 가한 후 한국, 이라크, 중국 등의에는 이란산 원유 수입대금 약 200억 달러(약 22조3500억 원)가 동결된 상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이란은 서방과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하기 위한 협상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 중이다. 최근 이란은 “석유 및 금융 등 분야에서 일부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서방은 제재 해제에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이란 핵합의 복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선 전면 해제”를 요구하는 이란과 “단계적 합의”를 주장하는 미국의 의견 차가 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