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선수권 10언더 통산 3승 작년 데뷔 첫 감격 대회서 또 정상 “90%는 캐디 맡아주신 아버지의 몫”
박현경(왼쪽)이 2일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캐디인 아버지 박세수 씨와 함께 트로피를 든 채 통산 3승을 의미하는 손가락 3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KLPGA 제공
박현경(21·한국토지신탁)이 국내 여자프로골프 대회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KLPGA 챔피언십’에서 39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박현경은 2일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 영암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2위 김지영, 김우정과 1타 차다.
투어 2년 차이던 지난해 이 대회에서 프로 첫 우승을 맛봤던 박현경은 대회 2연패이자 통산 3승을 수확했다. 1978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건 1980∼1982년 3연속 우승자인 고(故) 구옥희 이후 처음이다. 박현경은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도 챙겼다.
박현경은 또 “우승하면 39년 만의 타이틀 방어 성공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기록을 세우고 나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가 꼽은 승부홀은 9번 홀이다. 2타 차 공동 3위로 최종 4라운드를 맞이한 박현경은 이 홀에서 약 17.6m 버디 퍼트에 성공한 뒤 12, 13번홀 연속 버디를 따내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전날 선두였던 김지영은 1타 차 2위였던 18번 홀에서 3.5m 버디 퍼트를 놓쳐 연장 기회를 날렸다.
올해 세 번째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맛본 박현경은 특히 10월 익산CC에서 열리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을 정조준했다. 메인스폰서인 한국토지신탁이 주최하는 대회인 동시에 아버지가 당시 익산CC 직원이었던 어머니와 처음 인연을 맺은 곳인 만큼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