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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팬의 분노 선을 넘었다…경찰 2명 유리병에 얼굴 찢겨 응급실행

입력 | 2021-05-03 06:41:0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지지하는 일부 팬들의 분노가 선을 넘었다. 과격한 시위 과정서 애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맨유 팬들은 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맨유와 리버풀의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를 앞두고 홈구장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팬들과 현지 경찰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경찰 2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맨유 팬 200여 명은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 주변을 막아선 뒤 시위를 벌였고, 이후엔 그라운드 안까지 진입해 코너 플래그를 뽑고 홍염을 터뜨리는 등 격렬한 퍼포먼스를 했다.

맨유 팬들이 강경한 시위를 벌인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맨유 구단의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참가 결정에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맨유는 지난 3월 ESL 가입을 발표한 바 있다. ESL이란 EPL 빅6를 포함, 유럽의 주요 빅클럽들이 모여 치르는 ‘그들만의 리그’다. ESL은 주변의 반발과 압박 속에 와해 수준에 이르렀고, 맨유 역시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실망한 맨유 팬들의 마음이 쉽게 돌아오지는 않았다. 팬들은 구단이 팬들과의 신뢰를 버리고 독단적으로 ESL에 가입한 점에 크게 분노했다. 특히 ESL 출범에 앞장선 것이 확인된 구단주 글레이저 가문의 퇴진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시위가 과격해지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 중 2명이 심한 부상을 입고 응급실로 실려 간 것이다.

영국 매체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맨유 팬들이 던진 유리병 조각에 얼굴을 맞은 경찰 2명이 피부가 찢기는 심각한 상처를 입고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이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맨유 지지자들의 (구단을 향한 아쉬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팬들이 평화적 시위를 할 권리를 존중한다”고 입을 연 뒤, “하지만 우리가 직접 확인한 바로는, 경기장을 방문한 대다수의 맨유 팬들은 평화롭게 의사를 전달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주변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사건을 파악하고 책임자를 기소할 것”이라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EPL 사무국은 안전을 이유로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를 잠정 연기했으며, 추후 협의를 통해 재경기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