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수석부의장(갈무리)© 뉴스1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3일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제2의 악의 축’의 규정으로 이해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국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은 북한에게 자극적이었다”면서 “북한과 이란 핵 프로그램을 미국과 세계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식으로 성격 규정을 한 것은 북한으로서는 ‘제2의 악의 축 발언’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 두 나라를 콕 집어 이들 국가의 핵 프로그램은 미국과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2002년 1월말 당시 부시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이라 규정하면서 이 세 나라는 가만 안 두겠다 하는 얘기를 한 바 있었다”면서 “(20년 후)이라크 문제는 해결됐고 아직도 이란과 북한은 우리를 귀찮게 한다는 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얘기를 한 것에 대해서 북한은 주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호한 억지’를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것과 관련 “강력한 무기들을 동원을 해 가지고 위협을 하는 걸 억제(deterrence)라고 한다”면서 “상대방이 행동을 할 때 막는 것이 아니라 미리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을 억제라고 성격 규정을 해 긴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일체 회담에 응할 생각조차 없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고 이번에도 북한이 바라는 셈법은 나오지 않았다”면서 “한미일 등 동맥국과 협조하며 북핵 문제를 풀겠다했는데 일본을 끼워 넣는 것도 북한에게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미국 측에서 구체적인 셈법이나 제안이 없는 것에 대해 실망했을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비핵화 문제를)단계별로 쪼개서 접근해야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일괄 타결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는 북핵 문제의 성격을 지금 바이든 정부는 제대로 이해를 했다는 뜻이며, 싱가포르의 정신을 바이든 정부가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은 미국이 향후 인권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인권 문제와 관련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인권 문제는 넣지 말고 셈법을 분명히 해야만 (북한이)나올 것이며, 셈법이 분명하지 않으면 (북한은) 일체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