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를 살해해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붙잡힌 A 씨(27)는 혼자 주고받은 거짓 메시지로 경찰을 속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A 씨는 어머니가 누나 B 씨 실종신고(2월 14일)를 한 이후의 시점에 누나와 주고받았다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제시하며 실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2월 16~18일 이뤄진 해당 메시지에는 ‘A: 적당히 해라. B: 나 때문에 스트레스 이만저만 아니겠네. A: 알면 기어 들어와 사람 열받게 하지 말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장난 아니셔. B: 하하 그냥 좀 내버려두면 안되냐 무슨 실종신고냐 한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이 메시지는 A 씨가 B 씨의 휴대전화 유심(USIM)을 빼내 다른 기기에 끼워 혼자서 주고받은 대화로 드러났다. 마치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민 것이다.
인천 남동서 관계자는 “카톡으로 누나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남동생이 캡처해서 수사관에게 보내줬다”며 “동생이랑은 연락이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더는 의심하지 못했다. 최대한 열심히 수사한다고는 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가 속았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누나를 배려하는 ‘착한 남동생’으로 위장한 A 씨는 이런 자작극으로 상황을 모면하며 4개월여간 수사망을 피해갔다.
A 씨는 지난해 12월19일 B 씨를 남동구 아파트 자택에서 흉기로 25차례에 걸쳐 찔러 숨지게 한 뒤, 12월 28일 시신을 강화도 한 농수로로 옮겨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4개월여 뒤인 올 4월 21일 농수로 인근 주민이 B 씨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