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일부 개방 후 수위 낮아져 번식 멸종위기 2급… “생존 환경 조성”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서 발견된 흰목물떼새. 환경부 제공
4대강 보인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모래톱에서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가 발견됐다. 보를 일부 개방하자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난 모래톱에서 번식했다. 이곳에서 흰목물떼새가 관찰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환경부는 합천창녕보 상류 지역인 경북 고령군 회천 모래톱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흰목물떼새 새끼 7마리와 둥지 2곳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보를 일부 열어 수위를 9m에서 5m로 낮췄는데, 그 과정에서 조성된 모래톱에 흰목물떼새가 날아와 둥지를 튼 것이다.
이번 발견은 환경부가 4월 말 합천창녕보 수위를 다시 올리기 위해 일대 생태계 영향 조사를 하던 과정에서 이뤄졌다. 환경부는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수위를 당초 10.5m에서 9.2m까지만 높이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흰목물떼새는 5월이면 번식을 끝낸다. 수위를 9.2m까지 올려도 둥지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회천 모래톱에선 지난해에도 흰목물떼새가 발견됐다.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수위를 10.5m에서 6.4∼9.2m로 낮췄는데, 당시에도 모래톱이 드러나면서 흰목물떼새 4마리와 둥지 2곳이 관찰됐다. 올해는 흰목물떼새와 유사한 새인 꼬마물떼새와 둥지도 함께 발견됐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에서 흰목물떼새 번식이 확인된 모래톱은 보 개방 이후 수위가 낮아진 지역에 조성된 공간”이라며 “보 개방 이후 새들이 먹이 활동과 번식을 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