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용띠 양현종 ‘용꿈’… 6일 날아오른다

입력 | 2021-05-04 03:00:00

텍사스, 미네소타전 선발등판 예고
日 아리하라 부상으로 기회 잡아
콜업 일주일 만에 진가발휘 무대



주전 포수와 함께 텍사스의 양현종(오른쪽)이 3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6일 선발 경기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은 팀의 주전 포수 호세 트레비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출처 양현종 인스타그램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왼손 투수 양현종(33)이 마침내 꿈을 이룬다. 선발투수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텍사스는 6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리는 미네소타와의 방문경기 선발로 양현종을 내세운다고 3일 발표했다. 선발 로테이션상 이날 등판이 예정되어 있던 일본인 투수 아리하라 고헤이(29)가 오른손 중지 굳은살에 통증을 느껴 주사 치료를 받게 되면서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 개막을 맞았던 양현종은 지난달 27일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지 채 일주일도 안 돼 기회를 잡았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는 11번째 선발 등판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지만 양현종이 잘했기에 움켜쥔 기회다. 지난달 27일 LA 에인절스전과 이달 1일 보스턴전에서 각각 팀의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한 양현종은 2경기 모두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에인절스를 상대로는 4와 3분의 1이닝 5안타 2실점을 기록했고, 보스턴전에서는 4와 3분의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2경기 평균자책점은 2.08이다. 특히 선발투수의 컨디션 난조에 따른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안정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선보이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양현종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투수다.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선발 보직은 양현종의 몸에 가장 잘 맞는 옷이다. 양현종은 KBO리그에서 14시즌을 뛰는 동안 317경기 중 285경기를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등판 시 평균자책점도 3.76으로 구원 등판(5.17)보다 훨씬 뛰어나다. 올 시즌 텍사스가 아직까지 투수 5명만을 선발투수로 기용하고 있지만 향후 활약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려볼 만하다.

팀 문화에도 잘 녹아들고 있다는 평가다. 양현종은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주전 포수 호세 트레비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자기 자신보다 투수들을, 그리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좋은 선수를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양현종이 상대할 미네소타는 3일 현재 10승 16패로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4위에 머물러 있다. 순위는 중하위권이지만 팀 타율은 0.244로 전체 30팀 중 8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전체 타율 2위 바이런 벅스턴(0.408) 등이 주요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텍사스는 13승 16패로 AL 서부지구 최하위(5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