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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도자기 집에서 사용” 김선교 “궁궐 살았나”

입력 | 2021-05-04 14:37:00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박 후보자 배우자의 ‘도자기 밀수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박 후보자 배우자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관련 사진들을 공개하며 “저 물건 중에 별도로 관세 신고한 물건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일단 이삿짐으로 신고했다”고 답했다.

앞서 박 후보자가 2015~2018년 주영 한국대사관 공관 참사관으로 근무할 당시 그의 아내는 영국 현지에서 다량의 도자기 장식품 등을 구매했다. 그런데 귀국하면서 이를 ‘외교관 이삿짐’으로 들여와 관세를 내지 않았다. 또 일부를 국내에서 판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와 관련해 국내 밀반입 및 불법 판매 의혹이 제기되자 박 후보자는 해명자료를 통해 “배우자가 영국에서 구매한 소품은 집안 장식이나 가정생활 중 사용한 것으로, 당시 판매 목적이 없었고 배우자가 2019년 카페를 개업하면서 다른 매장과의 차별성을 위해 자택에 있던 소품을 매장에 진열했다. 불법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일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불법 판매에 대해선 지적 즉시 소매업으로 등록했으며, ‘관세 회피 논란’에 대해선 관세청과 협의중이라고 알렸다.

질의하는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이날 김 의원이 “얼핏 봐도 수천 점이 넘는다. 저 모든 것이 해명대로 집안 장식이나 가정 생활중 사용한 것이 맞느냐”고 재차 묻자 박 후보자는 “맞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궁궐 살았나. 영국에서”라며 “외교부에 확인해보니 후보자가 지냈던 거처가 30평 밖에 안 된다. 저 장식품을 실제로 사용했다는 거짓말을 지금 국민들한테 믿으라는 거냐”고 쏘아붙였다.

또 “샹들리에는 사진에 보이는 것만 8개”라며 “이 사진을 처음 접했을 때 난파선에서 보물을 건져 올린 사진인 줄 알았다. 일반인이 이 정도를 신고 없이 들여와서 판매했다면 밀수”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사진 보면 중간에 2개가 현재 집이다. 카페 창업 전에 가정에 달아놨고, 양이 많기 때문에 박스를 정리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도 “관세법 시행규칙상 (국내 이사 전 사용기간) 3개월 이상을 충족하지 않은 물품은 이사 물품이 될 수 없다. 이는 당연히 신고 대상”이라며 “저 많은 것을 모두 사용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신고대상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미신고 수입, 미신고 밀수”라고 지적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배우자의 고가 도자기 불법 판매 의혹에 대한 자료를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보고 있다. 뉴스1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단순한 도덕성 문제를 넘어서 실정법 위반 사항”이라며 “관세청과 협의할 게 아니라 후보자가 관세청에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같은당 안병길 의원도 “배우자가 취미로 도자기를 모았다고 했다는데, 생계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며 “관계 당국에 수사를 의뢰해서 수사를 받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관세 당국의 조치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