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 고등교육 재정확충·위기극복 방안 공청회 대학 총장들 "수도권 대학 정원 외 전형 폐지·축소해야" 내국세 일정액 대학에 투입하는 교부금법·특별회계 거론 정치권 "대학들 자구책 내놨어야…투명성 강화해야" 질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이 겪는 미충원 문제와 관련, 수도권 대학의 모집 정원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대학은 정원 외 전형 등을 통해 신입생을 추가로 받아들이는 반면, 지방대학은 미충원 문제가 심화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학가에서는 신입생 충원율을 근거로 국고를 지원하는 사업 체계를 개편하고, 법이나 특별회계를 통해 안정적으로 대학에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 부총리는 “올해 지방 사립대부터 충원율이 떨어지는데, 지방대 갈 학생들이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수도권 대학으로 가서 이를 축소하거나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정원 외 모집과 편입학 비율 등 수도권 대학 정원 감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방침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부총리는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방안과 고등교육 혁신 전략에 대한 추진 방향을 5월 말까지 구체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재정 문제가 핵심인데 이를 풀기 위해 국회와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출석한 지방대학 총장들은 수도권 지역 대학의 정원 외 특별전형을 폐지하고 전체 대학이 정원을 함께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출석한 정대화 상지대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가 지방대학의 소멸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국적으로 입학 정원을 재조정해야 한다”며 “정원 외 입학전형을 폐지하고 편입학 역시 최소화하되, 이로 인한 재정 결손에 대해서는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사립대를 대표해 참석한 최일 동신대 총장은 올해 대학 입학 정원보다 신입생 수가 7만8326명 부족한 데 비해, 현재 중3이 대학에 가는 2024년에는 10만8450명이 부족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자료에서 오는 2037년에는 17만7685명이 부족하게 된다.
신입생 충원율은 이를 국고 차등 배분의 지표로 활용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등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방대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전반적인 대학 입학 정원을 감축하면서 수도권 쏠림 부작용이 있는 정원 외 특별전형을 손질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정원 외 특별전형이 취약계층과 같은 사회적 배려자에게 대학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순기능이 있다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에 정대화 총장은 “정원 내에서 농어촌 특별전형 등으로 비율을 두는 방식으로 정부와 대학이 방법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정원을 감축하는 대신 안정적인 재정 지원 확충 방안을 정부와 국회가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국세의 일부를 대학에 투입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또는 특별회계를 통한 안정적인 국고 지원 방안이 주로 제시됐다.
대학들이 학생들을 다 뽑지 못하면 일부 정원의 모집을 잠시 유보하다가 원할 때 다시 원래대로 뽑는 ‘모집정원 유보제’, 대학 무상교육 확대 등도 대안으로 거론됐다.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교부금법이 바람직하지만 재정 당국의 반대가 있을 것을 고려하면 한시적으로 특별회계를 시범 적용하고, 문제를 개선해 교부금법 도입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대규모의 국고를 투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 교육이 비리 등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한국 대학 80% 이상은 사립이 주체인데 공공성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며 “어떻게 공공성을 높일 것인지 명확한 계획이 있어야 하고, 대학 당사자도 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KEDI가 지난해 만 19세 이상~75세 미만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여론조사 결과, 정부가 사립대학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하는 정책에 대해 54.3%가 반대한다는 결과를 거론했다.
이에 대해 황 사무총장은 “재정을 조금 지원하면서 투명성을 강화하기는 어렵고, 지원을 크게 늘리면서 사립대학에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공적자금 투명성 위원회 등을 설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황홍규 대교협 사무총장을 비롯해 윤여송 인덕대 총장, 최일 동신대 총장, 이정미 충북대 교수, 정대화 상지대 총장,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반상진 전 한국교육개발원장,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가 대학 간 협의체 및 여야 추천 전문가로 참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