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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판치는 코인 먹튀사기·범죄악용, 이대로 둬선 안 된다

입력 | 2021-05-08 00:00:00

© News1 DB


이른바 ‘코인 광풍’의 부작용이 심상치 않다. 검증되지 않은 중소 규모 가상화폐 거래소가 투자자의 자금을 끌어모은 뒤 잠적하는 ‘먹튀’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비트소닉에서만 130여 명이 75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할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크다. 가상화폐를 마약 거래 결제 등 범죄행위에 이용했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에만 약 250만 명이 계좌를 새로 개설했고, 거래대금은 총 1486조 원으로 코스피 거래액을 넘어섰다. 하지만 감독 기관과 규정 없이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사기, 시세조종, 자금세탁, 다단계 판매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청년층은 종잣돈, 중장년층은 생활자금, 고령층은 노후자금을 순식간에 날릴 수 있다. 그런데도 아직 정부는 가상화폐 주무 부처조차 정하지 못했다. 피해가 발생해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구제 방법을 문의해도 뚜렷한 답을 듣기 어렵다.

정부는 가상화폐를 정상적인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가상화폐를 제도화하면 투기가 더 과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0분 만에 1000배 올랐다가 이틀 만에 반 토막이 나기도 할 만큼 가격이 널뛰는 가상화폐 거래는 투자라기보다 투기에 가깝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안전장치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고수익을 기대하고 거래에 뛰어든 이상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

그렇다고 먹튀 사기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까지 방관하는 건 정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가상화폐 제도화 여부와는 별개로 적어도 투자자들이 범죄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가상화폐 거래 과정을 감시하고 단속하는 건 정부의 몫이다. 가상화폐 컨트롤타워를 정해 실태를 파악하고 어떤 조치가 시급한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언제든 큰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뼛속 깊이 되새겨야 한다. 투자 결과에 대해서까지 잘되면 내 덕, 안 되면 정부 탓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