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다음주 접종연령 전문가 검토 계획 無" 백신 관련 희귀혈전증 없고 방역상황도 비슷 전문가 "국내, 당장 검토 필요한 상황은 아냐"
독일과 영국이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학(이하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 나이를 조정한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현재로선 30세 미만 접종 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따라서 만성 중증 호흡기 질환자나 교사 등에 대한 사전 예약도 예정대로 3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나라와 달리 국내에선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특이한 혈전증 사례가 발생하거나 접종 연령을 제한했던 한달 전과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달라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도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지만 당장 연령 조정을 검토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9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에 따르면 추진단은 독일과 영국 등의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나이 조정과 관련해 다음주에는 전문가 자문이나 예방접종전문위원회 개최는 예정돼 있지 않다.
반면 영국 백신접종면역공동위원회(JCVI)는 7일 성인 대부분에게 여전히 이점이 위험을 훨씬 능가한다면서도 기저질환이 없는 40세 미만에 대해선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다른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30세 미만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후 특이 혈전증 위험보다 크지 않아 제한했던 것을 10살 가량 높인 것이다.
한국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30세 미만은 제외하고 있다. 혈전증 위험에 비해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득이 크지 않다는 같은 이유에서다.
국내에선 현재 30세 이상 돌봄 인력과 보건의료인, 만성신장질환자, 사회필수인력 등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6일부터 만성 중증 호흡기 질환자에 이어 13일이면 유치원·어린이집과 초등학교 1·2학년 교사, 돌봄 인력 등의 예방접종 사전 예약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추진단은 예정된 사전예약은 예정대로 3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추진단이 접종 연령 조정 검토를 서두르지 않는 건 독일·영국 등과 국내 상황이 다른 데다, 30세 미만을 접종 대상에서 제외한 4월12일과 현재 국내 상황에 큰 변화도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신 예방접종 대상 변경은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특이한 혈전증 발생 위험도와 코로나19 방역 상황 등을 보고 연령별 접종 위험과 이득을 분석해 이뤄진다.
8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자는 200만4716명이며 2차 접종자도 722명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사용상 주의사항에 추가한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특이한 혈전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4월27일 기준 접종 후 정맥 혈전증 사례 6건이 신고됐다. 5건은 ‘인과성 없음’으로 판정됐고 인과성이 인정된 1건도 혈소판 감소가 없어 유럽의약품청 등이 정의한 부작용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크게 다르지 않다. 8일 기준 1주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565.3명으로 4월12일 기준 606.6명보다는 감소했지만 많이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문가도 국내에선 접종 연령 검토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영국과 독일이 상반된 결정을 했는데 영국은 추가적인 데이터 때문이고 독일은 유행이 지속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국내에선 200만명 정도가 접종했는데 희귀 혈전증 사례가 발견되지 않아 인종적인 차이 등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동향을) 자세히 보고 나라마다 나오는 데이터를 봐야하겠지만 국내에선 당장 (접종 연령 조정 등을) 검토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