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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직장인 엄마 절반 퇴사 고려, 한계 다다른 코로나發 돌봄난

입력 | 2021-05-10 00: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아리를 키우는 엄마들의 육아 부담을 크게 늘렸다. 서울대 국제이주와 포용사회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엄마의 주중 평균 자녀돌봄 시간은 맞벌이와 전업주부 모두 크게 늘어났다. 동아일보DB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육아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서울대와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 직장인 엄마의 52.4%, 아빠의 33.4%가 돌봄 부담으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업주부도 자녀를 돌보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응답자의 60%가 ‘평소보다 우울하다’고 답했다. 부모 대신 손주들을 맡게 된 조부모들도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호소한다.

자녀들이 오랫동안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못하면 맞벌이 부부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충을 겪게 된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이 많지 않은 데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도 업무와 육아를 동시에 하는 스트레스가 크다. 이를 감안해 교육부는 이번 학기부터 유치원생과 초등 1, 2학년생의 경우 매일 등교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방과 후에는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을 번갈아서 하는 3학년 이상 초등학생도 혼자 식사를 해결하고 공부를 하기는 어렵다.

우선 근로자들이 연간 20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가족돌봄휴가’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가 ‘가족돌봄휴가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한 만큼 정부가 홍보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또 가족돌봄휴가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일이 많아서’ ‘고용주의 눈치가 보여서’ 등의 이유로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직원들이 필요할 때 편하게 휴가를 이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도 병행돼야 한다.

전대미문의 팬데믹으로 한국 사회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가정과 가족의 건강성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다. 그 책임을 당사자들에게만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돌봄 정책을 추진하고, 기업 차원에서도 지원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부모가 감당 못 할 정도로 육아 부담이 커지면 가정이 불안해지고, 가정이 무너지면 결국 사회의 안정도 흔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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