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4년 경제성적
실제로 문재인 정부 4년간 경제성장률은 해외 주요국들보다 높았지만 고용의 질은 떨어지고 외국인직접투자(FDI)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 감소와 25번의 크고 작은 부동산 정책으로도 잡히지 않은 집값, 17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 등의 불안 요인을 관리하고 과열된 자산시장을 연착륙시켜야 하는 난제도 안고 있다.
○ 코로나19에도 성장률은 선방, 일자리 질은 악화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4년간(2017∼2020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6%)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한국의 연평균 실업률(3.8%)은 OECD 평균(6.0%)보다 2.2%포인트 낮았다. 코로나19 초기 방역에 성공하며 성장과 고용 지표 측면에서 선진국 평균보다 나은 성과를 낸 것이다. 정부는 7일 ‘문재인 정부 4주년 경제정책 추진 성과 및 과제’에서 “양질의 일자리 확대 등 가계소득 기반을 확충하고, 취약계층 고용안전망 강화 등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하면서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천명했지만 4년간 비정규직 수는 오히려 94만5000명 증가했다. 반면 정규직은 24만2000명 줄었다. 특히 청년층의 타격이 컸다. 4년간 취업자는 49만5000명 늘었는데, 청년(15∼29세) 취업자는 오히려 14만5000명 줄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대란은 코로나19 위기 탓이 크지만 현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등을 초반부터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도 고용시장의 기초체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4년간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에서 8590원으로 32.8% 올랐다.
○ 자산시장과 가계부채 연착륙이 과제
선진국에 비해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줄어들고 성장잠재력이 약화하고 있는 점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 4년간 FDI는 연평균 1.2% 성장했는데 같은 기간 OECD 회원국 평균(6.3%)의 5분의 1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가 줄고 국내 대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돌리면 국내 투자는 감소하고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동력도 약화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국인 직접투자 등 기업 투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규제 환경 등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재정지출이 급증하면서 국가채무는 작년 GDP 대비 44.0%로 4년간 8%포인트 상승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4년간 12.6%포인트 늘어났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고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하고 가계부채 위험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남건우 woo@donga.com / 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