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친 뒤 질의 할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2021.5.10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친문(친문재인) 열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대해 “정치하는 분들이 그런 문자에 대해 조금 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바라봐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문자폭탄을 둘러싼 내홍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문자폭탄에 대한 옹호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대에 문자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2017년 열혈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양념 같은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는데 기본 인식을 바꾸지 않은 것. 반면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문자폭탄에 대해 “민주주의적 방식은 아니다”해 문 대통령과 사뭇 다른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정치의 영역에서는 당의 열성 지지자나 강성 지지자들이 보다 많은 문자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 과거에 많은 문자, 폭탄이라고 할 정도로 받았었고 지금은 기사 댓글을 통해 많은 의사 표시들을 (보는데) 정말 험악한 댓글이 많다. 그러나 그것도 한 국민의 의견이라고 참고하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에도 국민청원이 폭주하고 있고 심지어 요즘 군에서도 장병들에게 휴대폰 사용이 허용되니까 그동안 덮였던 군 내 병영문화의 개선을 바라는 모습들이 분출하고 있다”며 “바람직한 일이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방전단을 뿌린 30대 남성을 대리인을 통해 고소했다가 최근 논란이 되자 뒤늦게 처벌 의사를 철회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