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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울산시장 선거, 부정선거의 종합판”…송철호 “정치검찰 3류 기소”

입력 | 2021-05-10 21:23:00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진석 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윗줄 왼쪽부터), 송철호 울산시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아랫줄 왼쪽부터), 한병도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5.10/뉴스1 (서울=뉴스1)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정식 재판이 피고인들이 지난해 1월 기소된 지 약 1년 4개월 만인 10일 처음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부장판사 장용범) 심리로 열린 이날 1차 공판에는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울산경찰청장), 한병도 의원(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이진석 대통령국정상황실장(전 대통령사회정책비서관) 등 피고인 15명이 출석했다.

이 사건과 같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가급적 기소 후 6개월 내에 1심 선고를 해야 하지만 전임 재판장이었던 김미리 부장판사가 1년 넘게 공판준비기일만 5차례 열면서 재판이 지연됐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울산시장 선거는 부정선거의 종합판이다. 대통령비서실 주요 부서, 경찰 등의 지원을 받은 송 시장이 당선됐지만 이제 준엄한 법의 심판 받을 때”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 시장이 “소수의 정치검찰이 억지로 끼워 맞춘 삼류 정치 기소”라고 주장하는 등 피고인들은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검찰은 “송철호 선거캠프가 네거티브 전략으로 가장 유력한 경쟁 후보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무능한 적폐세력으로 몰기 위해 청와대와 경찰에 청탁해 표적수사를 기획 실행했다. 이게 ‘하명수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시장 측은 “당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만나 식사한 적은 있지만 김 전 시장 비위 수사를 청탁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시장과 송 전 경제부시장은 선거 당시 공무원이 아니었다. 비공무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가 선거일 이후 6개월인 만큼 기소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황 의원 역시 이날 법정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수사는 청와대와 아무 관련이 없고 정상적인 경찰의 토착비리 수사일 뿐”이라며 “검찰이 없는 사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건을 덮어버리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울산 지역에서 입지가 탄탄했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당내 경선에서 탈락시켜달라는 송 시장의 부탁을 받고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송 시장은 자신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인 점을 활용했다”면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한병도 전 수석을 통해 임 전 위원을 회유하고 단수공천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백원우 전 비서관 측은 “김 전 울산시장 측의 비위 첩보를 보고받거나 수집, 전달한 것은 공직자 비리 파악을 위한 통상적인 업무”라고 반박했다. 임 전 최고위원을 회유한 혐의를 받는 한 의원 측은 “공천에 관여한 적이 없다. 임 전 최고위원이 원했던 오사카 총영사직을 얻지 못하자 청와대의 음모가 있는 것처럼 언론에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송 시장의 선거 공약 수립 과정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공공병원 설립 공약을 담당했던 이진석 실장 등이 관여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이 실장 등이 송 시장 측에만 울산 공공병원 공약 설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김 전 시장의 공약이었던 산재모병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탈락 결과를 선거 직전에 발표해 김 전 시장이 대체 공약을 준비할 수 없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실장 측은 “검찰 수사기록을 아직 확인할 수 없어 의견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박상준 기자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