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 DBR 편집장
올해로 창업 10주년을 맞는 미국 반려동물 용품 전문 온라인 업체 ‘추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7%나 성장해 큰 주목을 받았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들이 반려동물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려 했기 때문이다.
2017년, 이커머스 업계 역대 최고가에 매각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추이의 급성장 배경으로는 ‘고객에의 헌신’이 꼽힌다. 창업자 라이언 코언은 “자포스가 스테로이드를 맞은 수준”으로 고객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의 교과서로 꼽히는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를 뛰어넘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러한 고객 집착 서비스는 특히 20대와 30대인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 고객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미국 내 MZ세대 가정의 반려동물 보유 비중은 62%로 베이비붐 세대(32%)의 두 배에 육박한다. 또 한 조사에서 Z세대의 71%는 “반려동물 친화적 정책을 실시해 달라고 회사에 요구했거나 요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삶의 일부로 여기는 성향 때문에 반려동물 관련 시장과 이 시장 내 베스트 프랙티스들이야말로 MZ세대의 특징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꼽힌다.
MZ세대 소비자 공략법은 이들이 특히 고양이를 선호한다는 점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MZ세대는 고양이의 습성에서 심리적 동질감을 느끼면서 빠져드는데, 실제로 조용히 주위를 관찰하고 치밀하게 정보를 취합하는 등 고양이와 유사한 행동 습성을 보인다. 최명화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들의 고양이적 특성을 고려해 가르치려 하지 말고 유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유(push)’가 아닌 ‘유인(pull)’ 전략을 구사하라는 의미다.
또한 추이가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들이 참고할 바람직한 마케팅 전략도 찾을 수 있다. 재닛 밸리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디지털이니셔티브 고문은 팬데믹 이전과 이후, 고객과의 관계는 ‘중요’한 정도에서 ‘전부’나 다름없는 정도로 격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부 위험에 대해 이전에 비해 훨씬 더 조심성이 커진 고객들은 문제 해결 능력과 소통·공감 능력이 모두 갖춰졌을 때에만 기업에 신뢰를 보내기 때문이다.
김현진 DBR 편집장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