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기]정부, 13일 ‘반도체 강국 전략’ 발표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들의 반도체 연구개발(R&D) 투자비의 30∼40% 이상을 세액공제해주는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용수나 전력공급을 위한 반도체 기반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도 논의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K반도체 관련 전략을 점검했으며 구체적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안일환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13일 ‘종합 반도체 강국 전략’을 내놓을 계획이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반도체산업 지원 방안으로 반도체 R&D와 시설투자 비용 등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가 거론된다. 반도체업계는 “R&D와 제조설비 투자비용의 최대 50%를 세액공제해 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조세특례법상 신성장원천기술 R&D 세액공제는 대기업의 경우 투자비용의 최대 30%, 중소기업은 최대 40%다. 설비투자 세액공제는 대기업의 경우 3%에 불과하다.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를 우려해 정부가 나서지 않았던 용수·전력 공급 등 반도체 기반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과 관련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중심이 돼 조성 중인 경기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전력 등 기반시설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고 지원 근거가 미비해 지원하지 않았다. 이젠 반도체 패권경쟁이 치열해져 인프라 지원을 전향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반도체 고급 인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 계약학과 확대 △대학 내 정원 조정 △공동학과 개설 등의 구체적인 인력 양성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수급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첨단 선단 공정과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투자를 집중 지원하는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