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6조원-中 173조원 투자와 대비 업계 “총예산 감안해도 지원 미미” 文대통령 “전방위 지원 강화할것”
최근 반도체 산업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반도체에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2800억 원 중 실질적인 정부 자금은 5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발표된 다른 지원안을 모두 포함해도 10년간 2조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반도체와 관련해 “국익의 관점에서 국가전략산업으로 전방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재계에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관련해 “올해 2800억 원을 신규 조성해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추가 지원금 2800억 원 중 확실한 정부 자금은 500억 원뿐이고 나머지 자금 조달처는 민간 공모 펀드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출자로 구성돼 있다.
중국도 수년 전부터 정부 차원에서 총 55조 원 규모의 국가 반도체 펀드를 두 차례 조성하는 등 2025년까지 10년 동안 173조 원을 투자해 노골적인 반도체 굴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정부가 이번 주 발표하겠다고 나선 ‘K반도체 벨트 전략’에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품고 있다.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혼자 외롭게 뛰고 있다면 경쟁 기업들은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 함께 뛰는 형국”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세종=남건우 기자 / 뉴욕=유재동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