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일본에서 연극으로 옮겨진다.
11일 공연·영화계에 따르면, 재일교포 영화 제작자인 이봉우 맨시즈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일본에서 ‘기생충’을 연극으로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기생충의 연극 제작 소식은 올해 1월 일본에서 먼저 알려졌다. 이 대표가 당시 발매된 일본 영화 잡지 ‘에이가 히호’의 무크지 ‘한국영화 궁극 가이드’에서 ‘기생충’의 연극 무대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과거 자신이 설립한 영화 제작사 겸 배급사 ‘씨네콰논’을 통해 ‘서편제’(1993), ‘쉬리’(1998), ‘공동경비구역 JSA’(2000) 등 한국영화를 일본에 배급했다. ‘박치기!’(1994), ‘아무도 모른다’(2004), ‘훌라걸스’(2006) 등 일본영화를 제작해 한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영화의 무대화를 추진하는 적이 있다. 동명 영화가 바탕인 연극 ‘박치기’를 2009년 도쿄 신국립극장에서 선보였다.
‘기생충’의 연극화가 낯선 건 아니다. 앞서 봉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기생충’을 먼저 희곡으로 구상했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실제 연극 세트 같은 영화 속 공간은 무대로 옮겨도 이질감이 없다.
봉 감독은 지난 2019년 영화 전문지 ‘씨네21’과 인터뷰에서 ‘기생충’을 연극으로 연출할 생각이 있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내가 쓴 스토리라인으로 존경하는 연출가 박근형 선생님이 희곡을 써서 무대에 올리고 나는 영화로 찍는 안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 박 선생님을 뵙기도 했다”고 전한 바 있다.
봉 감독은 연극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왔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살인의 추억’(2003)은 김광림의 희곡 ‘날 보러 와요’를 원작으로 삼았다.
한편, ‘기생충’은 원형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원소스 멀티유스’의 선례가 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HBO는 ‘기생충’의 판권을 사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