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교사 5명을 특별채용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해 감사원으로부터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3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진행된 세월호 추모 대담회에 참석해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3개월여 만에 첫 칼을 빼들었다. ‘1호 수사’의 대상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특별채용 특혜 의혹이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이 2018년 해직 교사 5명을 부당하게 특채한 혐의에 대해 경찰에 고발하고, 공수처에 수사 참고 자료를 넘겼다. 이후 공수처가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직접 수사에 나선 것이다.
공수처 설립이 결정된 이후부터 어떤 사건이 공수처의 첫 수사 대상이 될지가 세간의 관심사였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 등 검찰과 관련된 사건이 1호 수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수처가 여권 인사인 조 교육감 사건을 첫 수사 대상으로 정한 것은 정치적 중립 논란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공수처는 직권남용 혐의로 조 교육감을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조 교육감이 처음부터 해직 교사 5명을 선발하기로 내정한 상태에서 특채를 지시했고, 이에 반대하는 실무진을 업무에서 배제한 채 채용 절차를 강행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조 교육감은 “공적 가치 실현에 높은 점수를 받은 대상자를 채용한 것”이라며 적법한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해 최종 인원을 결정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7명의 지원자 가운데 조 교육감과의 후보 단일화 이후 선거운동을 도왔던 인사와 전교조 출신 등 5명만 선발한 것은 보은성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