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간편결제앱 개방 합의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카드사는 최근 모바일협의체 회의를 열고 “각 사의 간편결제 시스템을 개방해 다른 카드사의 결제 수단을 추가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이르면 연말까지 앱카드 상호 연동을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각 카드사의 간편결제 앱에서는 자사 카드만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상호 연동이 가능해지면 특정 카드사의 간편결제 앱 하나로 여러 카드사의 신용·체크카드를 쓸 수 있게 된다. 예컨대 KB국민카드의 ‘KB페이’ 앱에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을 등록해 결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페이 시장에서 카드사, 은행 등 금융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2019년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사업자들이 간편결제 시장(일평균 이용금액 기준)의 37.8%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금융사 점유율(33.8%)을 앞질렀다. 지난해는 간편결제 이용 금액의 45.7%가 전자금융사업자 몫이었다.
빅테크의 진격에 맞서 금융사들은 금융그룹 차원의 통합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그룹 통합 결제 플랫폼인 ‘KB페이’와 ‘신한페이’를 각각 내놓고 신용·체크카드 기반 간편결제와 은행 계좌 결제 등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하나·우리·NH농협금융도 연내에 자사 카드사 앱에 계열사 전체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통합 결제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 금융권은 내부 전열 정비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7∼12월)부터 본격화되는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업 등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서도 통합 플랫폼의 필요성이 커졌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