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패인분석 인터뷰 조사 “부동산 정책 이상하고 엉망진창 사과 없는 여당, 편가르기 질려” 유권자 답변 전체 의원에 전달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참패 뒤 실시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조사에서 ‘조국 사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부동산 문제, 사과 없는 여당의 태도 등이 패인으로 꼽혔다. 한 유권자는 “현 정권의 위선을 제대로 보여준 게 ‘조국 사태’”라고 지적했다.
11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 기동민 의원)은 최근 약 20페이지 분량의 ‘서울시 유권자 대상 FGI 보고서’를 여당 의원 전원에게 전달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총선 때 여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을 계속 지지하는 ‘잔류 그룹’과 지지를 철회한 ‘이탈 그룹’으로 나눠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리서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 “4050세대에서 실망감과 박탈감이 컸다는 지적이 일관되게 확인됐다”며 “현 정부 여당에 대한 본격적인 실망의 계기가 ‘조국 사태’ 였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분석했다. 50대 여성 유권자는 “(조 전 장관 부부를 보면) ‘내가 내 자식에게 못해주는 게 죄인가?’ 할 정도로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공정하고 정의롭게 하겠다면서 그걸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이 정부를 만들어 냈는데, 그 정부에서 자기네들도 결국 별다를 바 없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지지했다는 유권자 조차도 “어쨌든 명확하게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며 “(집권 여당이) 조 전 장관을 감싸면 안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내집 마련의 희망이 좌절됐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번 선거에서 기권 했다는 한 40대 여성은 “부동산이 엉망진창이 되고, 내놓는 정책이 다 이상하고, (부동산 정책을) 앞일 생각 안하고 다급하게 내놓는다”고 지적했다. 30대 유권자는 “(집권 여당은) 사람들이 왜 집을 사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지지를 이어가고 있는 ‘잔류 그룹’에서도 부동산 문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을 계속 지지한다는 50대 유권자는 “예전에는 집을 사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LH (사태) 마저 그렇게 되니까 ‘누구를 위한 정부이고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 실망감이 크고 상실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연이은 성추문도 문제로 지적됐다. 오세훈 시장을 찍었다는 20대 여성 유권자는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민주당을 뽑는 건 진짜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며 “차악을 뽑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유권자는 “(선거 뒤 여당 관계자가) ‘이렇게 큰 차이로 질 줄 몰랐다’고 하는 걸 보고 ‘왜 예상을 못했지’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황당했다”고 했다.
이 밖에 사과의 부재, 편가르기도 지지층 이탈의 이유로 꼽혔다. 지지를 철회한 30대 유권자는 “대통령이 항상 하는 말이 ‘부동산 적폐’라고 하면서 편을 가르더라”라며 “대통령이 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방역 관련해 간호사 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고생이 많은데 (대통령) SNS에는 간호사가 수고했다고 하면서 의사들은 배제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