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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가, 성난 민중이 부르는 노래가” 5·18 전야제서 ‘佛 혁명’ 함성 듣는다

입력 | 2021-05-13 03:00:00

뮤지컬 ‘레미제라블’ 콘서트 개최… 佛 배우들 방한해 대표곡 선보여
광주서 41주년 5·18 행사 때 공연… ‘장발장’ 맡은 배우 “프랑스 혁명과
5·18 닮아… 평화 위해 노래할 것”



프랑스 뮤지컬 공연단의 ‘레미제라블’ 내한 콘서트 출연진. 주인공 장발장 역은 로랑 방(가운데)이 맡았다. 두코퍼레이션 제공


뮤지컬 ‘레미제라블’ 속 혁명의 노래들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는 광주를 적신다. 프랑스 뮤지컬 공연단 내한 콘서트 ‘레미제라블’은 15일부터 부산을 시작으로 광주, 서울에서 공연을 한다. 17일 광주에서는 ‘5·18민중항쟁 전야제’ 특설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출신 배우들이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작품 속 넘버들을 콘서트 형태로 선보인다. 프랑스 혁명의 자유, 평등, 박애정신을 일깨우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을 각색한 뮤지컬을 토대로 주인공 장 발장이 마주한 프랑스 혁명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낸다. 주역 배우들이 부를 애달픈 솔로곡과 ‘One Day More’ ‘Do You Hear the People Sing?’ 같은 대표곡을 웅장한 합창으로 선보인다. 공연은 모두 프랑스어로 한다.

장 발장 역은 뮤지컬 ‘아마데우스’ ‘노트르담 드 파리’로 유명한 로랑 방이 맡는다. 형사 자베르 역은 뮤지컬 ‘알라딘’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한 롤랑 카를이 맡는다. 팡틴 역에는 노에미 가르시아, 코제트 역에는 안마린 쉬르가 출연한다. 33명으로 구성된 아르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공연은 부산 KBS홀에서 15, 16일 시작한다. 이어 출연진은 광주로 이동해 17일 오후 7시 반부터 열리는 제41주년 5·18민중항쟁 전야제에 참석한다. 광주시청 앞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배우들은 ‘레미제라블’의 주요 넘버들을 선보인다. 전야제 행사 전에는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진행하는 ‘코로나 극복,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인의 평화’라는 메시지를 표현하는 ‘플래시 몹’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로랑 방은 “광주에서 일어난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듣고 프랑스 혁명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불의와 부정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쓰러져간 수많은 민중의 희생을 기리고 싶어 전야제 공연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으로 지친 많은 이들에게 공연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롤랑 카를을 포함한 다른 배우들도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달라도 역사의 전진을 막을 수 없는 점은 같다. 이 땅의 평화, 공존, 희망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도 5·18과 함께 노래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1980년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5·18민주화운동으로 희생된 분들께 애도와 경의를 표하고 팬데믹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광주에서는 별도의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지는 않는다. 서울에서는 19∼23일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공연을 펼친다. 6만∼15만 원(예스24, 티켓링크), 7세 이상 관람가.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