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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춘재 사건 누명’ 윤성여 씨 검거 경찰 5명, 특진 취소

입력 | 2021-05-13 03:00:00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에서 무고한 시민을 범인으로 검거했던 경찰에 대한 특진이 취소됐다. 범인으로 몰렸던 윤성여 씨(54)가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지 약 100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3월 말 심사위원회에서 당시 윤 씨를 검거했던 경찰 5명에 대한 특진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당시 순경에서 경장으로 승진했던 3명, 경장에서 경사로 승진했던 2명에 대한 특진은 모두 취소됐다.

2월부터 관련 사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한 경찰은 재심 과정에서 이들의 가혹행위가 드러나는 등 취소 사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경찰들이 퇴직한 지 10∼20년이 지난 데다 2명은 이미 세상을 떠난 것으로 확인돼 최종 계급이 내려가는 등의 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잘못된 일을 바로잡아 역사적 부분에서 반성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경기 화성군에서 A 양(당시 13세)이 성폭행당한 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듬해 윤 씨가 범인으로 검거됐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하다 2009년 가석방됐다. 2019년 이춘재가 이 사건에 대한 범행을 자백한 뒤 지난해 1월 재심이 개시됐으며 11개월 뒤인 12월 무죄가 선고됐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