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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유치원 가던 엄마, 스쿨존서 차에 치여 숨져

입력 | 2021-05-13 03:00:00

횡단보도 건너다 참변… 딸도 부상
나흘전 눈수술 운전자 “모녀 못봐”
경찰 “민식이법 적용” 영장 신청




유치원에 다니는 딸의 손을 잡고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30대 어머니가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12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20분경 서구 마전동 한 삼거리에서 A 씨(54)가 몰던 소형 승용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B 씨(32·여)를 들이받았다. B 씨는 딸 C 양(4)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기 위해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함께 건너던 중이었다. 이 횡단보도는 스쿨존 내 제한속도가 시속 30km인 왕복 2차로에 있으며 별도의 신호등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사고로 어머니 B 씨가 승용차 밑에 깔리면서 온몸에 상처를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또 B 씨 오른쪽에 있던 딸 C 양도 바닥에 넘어지면서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사고 당시 신호등이 없는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길을 건너던 B 씨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음주운전을 하지는 않았지만 8일 왼쪽 눈을 수술한 뒤 시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경찰에서 “앞이 흐릿하게 보여 횡단보도를 건너는 B 씨 모녀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사고가 난 곳이 초등학교에서 약 200m 떨어진 스쿨존에 포함됨에 따라 스쿨존에서 운전자의 안전의무를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도 적용할 방침이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